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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09 [펌] 라임향편지2) 믿음이란.

[펌] 라임향편지2) 믿음이란.

사는 얘기 2009. 6. 9. 11:29 Posted by galad
출처: http://www.nbamania.com/board/zboard.php?id=jabdamboard&page=1&page_num=25&select_arrange=no&desc=desc&sn=off&ss=on&sc=on&tm==&no=78149&category=&c_page=&act=23008

by ♡내조의라임향  from NBAMania.com

예전에 동생이 시집 가기 전에 제가 편지로 쓴 것인데, 요즘 하루하루 메일로 이게 제가 결혼 앞두고 있다고
워드로 쳐서 다시 돌려 보내주네요.
그냥 재미 삼아 끄적였던 거라 너무 심각하게는 읽지 마시고, 그런가부다 하세요^-^
또 평어체는 동생에게 썼던 편지인지라, 넓은 아량으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자매님에게.

 너는 어떻게 여길지 모르겠다만, 언니는 '믿음' 안에 정말 많은 것을 담아두고 있음이로다.
더불어 "이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할까?", '믿음'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저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확답 및 확신을 할 수 없다면, 언니가 하는 모든 이야기는 뜬구름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을거야.
하지만 넌 시작점이자, 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저 질문에 대한 확답은 이미 마쳤다고,
또 우리 자매님의 지혜로움을 세상 누구보다 지지하고 믿는단다.
이야기를 시작함에 앞서, 언니는 너를 향한 나의 '믿음'에 대해서 먼저 말하고 싶었어.

남자와 여자는 태생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법이 다르잖어.
그건 거의 종족적 특성으로, 왠만한 테크 트리의 변화가 없는 한 어쩔 수 없는거야.
'믿음'의 마음을 갖기 위해선, 네가 남자처럼 생각 할 수 없듯이 그도 여자처럼 생각 할 수 없음을,
단순히 알고 가는게 아니라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보다, 더욱더 자연스레 받아들여야 해주시는거지.

그거 알아? 요 '믿음'이란건 말야, 다른 것이 아니라 '자존심'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
너 한창 연애 중일 때를 떠올려보자 우리.
넌 결혼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도망치는 그를 참지 못해했고,
그는 자신을 믿지 못한다며 참지 못해했던 시절 말이야.
아마도 이 세상의 많은 커플들이 가장 흔하게 겪는 트러블이지만, 가장 넘기 힘든 고개인 그 시절.
그 때서야 비로소 '자갸 나만 사랑해?" 따위의 유아적 단계를 지나,
정말 '믿음' 앞에 벌거숭이로 놓이게 되는 것이거든.

그게 왜 자존심과 결부되는 것이냐구? 끝까지 들어!
너무 유명한 말이지만, 남자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때 즈음' 논의 하길 바라잖어. (아우 답답해!!)
여자는 일단 해결책이야 있든 없든 미치도록 배설해주셔야만 하고.
그 때 왜 그렇게 넌 화가 났을까? 언니는 기억해. 왜? 언니도 너랑 같은 때를 보냈으니까.
"언니 내가 무슨 결혼 못해서 환장한 여자 같잖아. 자존심 상해.
 왜 도대체 왜, 지 친구들이랑은 이야기 해봤다면서 정작 나와는 그 화제만 나오면 도망가는거냐고!"
남자는 자신이 뭔가 해결 할 구체적 사안을 내놓을 수가 없기에, 자존심 상하겠지.
하지만 여자 입장에선 그걸 알면서도, "지금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자존심 따위가 중요해?"
라고 발악대지만, 이미 시작은 여자도 그 '자존심'으로 시작된거잖어.

제부가 왜 그 당시 왜 피했을까? 물론 해결책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기본적 이유지.
넌 나중에 그랬어.
"언니 저 인간이 지 혼자서도 머리 아픈데, 나까지 들들 볶아 대니까 더 죽겠을까?"
왜 피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봐.
그건 너와 그 이야기를 했을 때, 마음의 짐이 도리어 더 무거워짐을 느껴서였을거야.
넌 이렇게 시작했었으니까. "이젠 너도 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줘야 될 때가 된거 같지 않아?"라고.
그리고 과정 중에서 넌 "야 맨날 같은 이야기 언제까지 할래? 너무 막연하잖아." 했어.
아니 너 뿐 아니라 언니도 어릴 때는 똑같았고.
그렇게 몰아부치지 않으면, 도저히 안될 것만 같았거든.
하지만 언니는 나중에 생각하니까 그렇게 몰아부쳤다고 해서, 결혼에 성공했다는 생각이 바뀌더라.
살다보니 마음 상하지 않고 얼마든지 해결해 나갈 수 있는거야.
'믿음'이라는 것이, 정말 생길 무렵 가능해지더라.

"우리 일단 이야기나 좀 해보자."에서 시작되었다고 치자.
처음 그 화제가 나왔을 땐, 그냥 들어주고 수긍해줘.
너 정말 웃긴게 뭔지 알아? 넌 언니나 친구들한테 이야기할 때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스트레스 풀리지?
그런데 내 남자에겐 그게 안되는거야.
그래도 처음엔 그렇게 해봐. 설령 마음에 안들고, 답답해도 일단 들어줘.
그냥 들어줘. "아 그렇구나. 응. 난 그런거 생각 못했네."
이 말은 꼭 해줘야해.
"난 당신이 거기까지 생각할 줄은 몰랐던거 있지. 그래서 미안해. 나보다 더 생각하고 있었는데,
 난 괜히 걱정되고 한편으론 나만 이런건가 싶었거든. 이렇게 당신도 내 마음과 같이, 라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놓인다. 내가 하도 못살게구니까 이렇게 당신이 생각하고 있음에도 나에게 이야기 못했나보다.
 이젠 우리 자잘한 것들만 차근차근 풀어나가면 되겠다. 그치?
 이렇게 이야기하면 될 것을 괜히 나만 혼자 난리피우고, 당신은 당신대로 힘들고. 미안해.
 이젠 앞으로 그러지 말고 둘이 함께 해내가보자. 알았지?"
이건 정말 중요한거야.

'당신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아니라, 당신이 나만큼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믿음.'
그리고, 이게 정말루 중요한건데 말야.
'당신 주변 사람은 네게 격려와 이해는 해줄지언정, 결코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아.
 하지만 난 당신이 노력하는 과정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함께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야.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의지가 전혀 없어.
 난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도 나를 사랑하잖아. 그러면 나도 최소한 그 과정 쯤은 알아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더 생기는거야.
 당신의 과정 선택과 결정을 세상 누구보다 난 존중해. 그저 작은 도움이나마 주고픈거야.
 나의 작은 도움 안에, 세상 누구보다 당신과 나를 생각하는 진심이 담겨 있음을 믿어줬으면 해.'

애석하긴 하지만, 받아들여야할 게 있어.
이것은 어느 한 순간 되는 것도 아니고, 아니 정말 오랜 시간 반복 될 수도 있어.
하지만 참 웃긴게, 사랑이란 또 함께 맞닿고 사는 것이란,
지난 날의 문제를 모두 극복하고 살아감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더라.
그 반복 속에서 스스로들이 깨닫는 수 밖에 없어.

앞서 언니가 말한 '믿음'의 요소 두 가지를 여자의 입장에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해.
그 노력은 어떤 때는 아마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인내를 요구하기도 할거야.
그렇다 하더라도 본질적인 사항을 한번에 뜯어고치려고 하는 자체가 이미 무리인거야.
그리고 그 무리를 우린 현실로 이끌어내줘야하는 것이고.
남자는 남자대로 노력 할 부분이 있어.
그 부분이 어떤 것이냐구?
남자는 이미 '자신이 해결점을 찾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 너와 논의를 하는 것' 만으로도,
스스로 큰 자존심을 입을 수 있어.
하지만 그것이 너의 강요나, 시쳇말로 바가지로 인해서 토설하는 경우가 되면, 그건 자백인거야.

왜 언니가 너 연애할 때 이야기로 이리도 질질 끌었는지 알아?
간단해. 결혼 해서도 넌 연애 할 때와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을거야.
넌 1,2년 겪으면서 그러겠지.
"언니! 도대체가 그 때랑 지금이랑 변한게 없어!!"
그런데 그게 원래 그런거다, 너.

결혼하면 아무래도 가계와 재테크가 가장 큰 문제겠지?
친정과 시댁간의 갈등?, 서로 본분에 관련한 갈등?, 시댁과 친정?
연애할 때는 그저 '결혼'과 '바람'만 신경쓰면 되었고, 그 외의 문제들은 부수적인 것이지.
하지만 결혼 후엔 사소한 문제들마저, '믿음'이라는 요소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어.
왜 반복 되냐고?

당연하거야. 너나 니 신랑이나 경험해봤니? 처음인거야.
새롭게 당면하는 사소한 문제부터 스케일이 큰 문제까지, 모두 처음이고 낯선거야.
그것은 현명함과 판단력의 생소함이 아니란다.
이 사항에 대해서 상대방에게 어떠한 '믿음'을 가질지에 대한 낯설음이야.
또 다시 언니가 언급하지만, 아 나도 힘들다. 이거 수기잖어. 다시 베껴쓰자니 괴로워~~.

'당신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아니라, 당신이 나만큼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믿음.'
그리고, 이게 정말루 중요한건데 말야.
'당신 주변 사람은 네게 격려와 이해는 해줄지언정, 결코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아.
 하지만 난 당신이 노력하는 과정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함께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야.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의지가 전혀 없어.
 난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도 나를 사랑하잖아. 그러면 나도 최소한 그 과정 쯤은 알아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더 생기는거야.
 당신의 과정 선택과 결정을 세상 누구보다 난 존중해. 그저 작은 도움이나마 주고픈거야.
 나의 작은 도움 안에, 세상 누구보다 당신과 나를 생각하는 진심이 담겨 있음을 믿어줬으면 해.'

이 믿음이 완성도는 바라지 않아도, 최소한 기본은 필요하게 될거야.
언니도 사실 저 '믿음'에 대해서 완전히 가졌다고는 할 수 없어.
너 언젠가 아빠 살아계실 때, 나한테 말한 적 있어.
"야, 이제보니까 울 아빠 멋지다. 엄마한테 저런 이야기를 다하고. 아까 엄마가 나한테 저 이야기하면서
 아빠는 이야기 안한다고 속상해했거든. 근데 아빠가 딱 이야기 해주네. 멋지지?"
그 때 아마도 아빠의 비행에 관한 이야기였을거야.
그 시간이 오기까지, 얼마나 엄마와 아빠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서로에 대한 믿음에 완벽해지기 위해서
노력을 했겠니?

이 '믿음'이란 것도 궁극적으로 '대화'를 원활하게 하기 위함인거야.
언니는 지금도 변치 않는 신념 중 하나가, 진솔한 대화보다 남녀 사이에 더 확실한 해결책은 없다는거란다.
배려, 인정, 이해, 사랑.. 이딴 관념들도 대화로 표현이 되어야 알잖아.
혼자 생각하고 혼자 그런다고 해도,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그걸 알면 신이지.

네 신랑이 '얘는 말안한다고 날 들들 볶지만, 아직 해결책도 없는데 이야기하면 더 들들 볶을거야.'라고
지레 생각해버린다면, 그건 남자의 본능과 더불어 너의 실수가 조합되어 완벽히 틀어진 결과인거야.

언니가 지금까지 말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바램으로 귀착되는구나.
"난 당신이 내게 많은 이야기를 해줄거라 믿어요." 이 믿음.
그리고 이 믿음을 남자에게 심어주는 건, 쉽지 않고 기나긴 길이 되겠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절대로 무슨 수를 써도 오지 않아.

이 과정이 없다면, 남자는 남자대로 홀로 싸워서 외롭고
여자는 여자대로 홀로 속 끓이다 지치는거다.

사랑하는 나의 자매님아.
니 성질 죽이고, 니가 먼저 들들 볶는다고 해서 자존심 상해도 그거 감수하길 바래.
남자도 해결책이 없을 때 먼저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는거야.
사랑해서 하나가 되면, 자존심이란 접어두자.
자존심은, 이제부터 우리존심이 되는거니까.